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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이 열어갈 한국 ‘뉴 스페이스’ 시대

기사 입력 : 2022.06.24 09:2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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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엄청난 화염과 함께 하늘로 솟아오른 누리호는 발사 15분 만에 700킬로미터 우주 상공까지 날아가 성능검증위성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주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누리호입니다. 누리호가 힘차게 우주로 향하면서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는데요.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서울경제 조양준 기자와 함께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조양준 기자 안녕하세요. 누리호 발사 성공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국내 우주 분야의 큰 쾌거라고 봐야죠? 


[기자]

세 번의 발사 시도 끝에 지난 21일 결국 궤도 안착에 성공한 누리호는 지난 1993년 한국 최초의 관측로켓 ‘과학 1호’의 발사가 성공한 지 30년도 안 돼 이룬 쾌거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한국을 7대 우주 강국 반열에 올렸다는 의미 역시 무엇보다 큽니다. 왜 7대 강국이라고 부르는지 궁금한 시청자분들도 계실 텐데요. 현재 자력으로 1톤급 이상 실용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와 미국·유럽·중국·일본·인도 이렇게 6개 나라인데, 이번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이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쟁쟁한 우주 강국 사이에 한국의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누리호 발사 성공은 참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기술 독립’을 이뤘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성과죠. 지난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를 기억하실 텐데요. 나로호의 경우 추력 170톤의 1단 엔진을 러시아에서 들여왔죠. 또 발사체 제작과 시험, 발사 운용 등 관련 기술도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고요. 하지만 누리호는 엔진은 물론 각종 설비와 필요 기술 전부 ‘메이드 인 코리아’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미국이나 유럽 해외 발사체를 이용해야 했는데, 누리호 발사를 기점으로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앵커]

누리호 발사 성공이 계기가 돼서 앞으로 한국 우주 로켓 기술이 더 발전을 하겠죠? 앞으로 일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으로의 일정이 더 숨 가쁘게 전개됩니다. 스타트를 훌륭하게 끊었으니, 남은 계획도 착착 진행돼야 하겠죠.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입니다. 

누리호는 내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총 4차례 더 발사될 예정인데요.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 기술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인다는 목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올해부터 총 6800억여원을 투입해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게 되고요. 항우연은 이미 내년 상반기 ‘3차 발사’에 해당하는 누리호 3호기를 제작 중이기도 합니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발사되는 누리호에는 초소형 실용 위성들이 차례로 실려 우주로 향하게 됩니다. 


정부는 또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지구궤도를 넘어 달과 화성까지 독자적 수송 능력 범위를 넓히는 게 목표인데요. 내년부터 2031년까지 투입되는 사업비만 2조원 가까이 됩니다. 이를 통해 저궤도 대형위성 발사와 달 착륙선 자력 발사 등 그야말로 우주 선진국에 안착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를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누리호에 이어 오는 8월에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발사를 앞두고 있죠. 다누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우주 대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인데요. 다누리는 발사 후 4개월 정도가 소요된 뒤 달 궤도에 안착하게 되고, 이후 내년 2월부터 달 상공 100㎞ 임무 궤도를 하루 12번 공전하면서 관측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한 번 물꼬가 튼 한국 우주 기술은 앞으로 본격적인 항로에 접어들 예정입니다. 


[앵커]

이제 한국의 ‘우주 시대’가 개막하는 것 같은데요. 또 요즘은 민간 주도 우주 발전인 ‘뉴 스페이스’ 시대이지 않습니까? 우리도 ‘뉴 스페이스’ 세상을 맞이하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우주’ 하면 떠오르는 곳이 어디이신지요. 미국 항공우주국, 즉 나사라고 답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요즘에는 스페이스 X를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도 꽤 계시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만큼 우주 개척에 도전한 민간 기업들의 노력이 우주 개발의 판도를 뒤바꿨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 스페이스 X는 우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단연 최고 혁신 기업으로 꼽힙니다. 1970년대부터 발사체를 발사할 때 드는 비용은 ㎏ 당 1만 달러 수준으로, 거의 고정 불변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페이스X는 ‘재사용 발사체’라는 기술을 개발해서 이 발사 비용을 2000달러로 5분의 1 정도로 크게 낮췄는데요. 재사용, 말 그대로 한 번 발사됐던 발사체를 지구로 회수해서 이를 다시 사용하는 기술을 스페이스X가 개발해낸 한 것이죠. 이를 통해 나사 같은 거대 우주 기관이나 가능한 줄 알았던 로켓 발사가 민간에서도 가능해진 것입니다. 참 획기적인 진전이 아닐 수 없는데요. 학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이 발사 비용이 지금의 5분의 1, 그러니까 400달러가 되는 시간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400달러면 우리 돈으로 약 50만원 가량인데, 물론 로켓 종류마다 다르겠습니다만 로켓 발사 비용이 50만원 밖에 들지 않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도 이제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민간이 국가 우주 사업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 시대 본격화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런 평가가 나옵니다. 누리호에는 국가 기관뿐 아니라 국내 기업 300곳의 땀이 녹아든 민간 기술이 적용이 됐죠. 물론 아직 국내 우주 업계는 규모나 기술력 측면에서 미국이나 중국, 유럽, 러시아 등 우주 강국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점차 추격의 고삐를 죄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앵커]

진국들은 이미 우주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죠. 우선 G2, 즉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미국은 ‘유인 달 탐사’ 계획, 이른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발자취, 다들 기억 하실 텐데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미국 유인 달 탐사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달 표면에 기지를 세우고, 자원 채굴 같은 경제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고요. 또 달을 화성, 또 그 너머에 있는 심우주에 대한 유인 탐사 ‘전초 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에 찬 계획도 세웠습니다. 

또 스페이스X,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 등 미국의 민간 기업들은 우주 관광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죠. 국가, 또 민간 차원에서 미국의 우주 선점 노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죠. 중국은 ‘천궁’ 중국어로는 ‘톈궁’이 되겠고요. 즉 ‘하늘 위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우주 정거장을 현재 건설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이달 초 톈궁의 조립과 건설 임무를 맡을 우주 비행사 3명을 실은 ‘선저우 14호’를 쏘아 올리기도 했습니다. 


현재 우주 정거장은 미국 나사가 세운 국제 우주정거장, ISS가 유일한 상황인데, 나사는 ISS의 운영 기간을 2030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톈궁이 한 동안 세계의 유일한 우주 정거장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러시아도 독자 우주 정거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기도 한 만큼 중국과 러시아의 경쟁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나 합니다. 


[앵커]

그런데 문득 이런 궁금증도 드는데요. 우주를 선점하면 어떤 효과가 있어서 이렇게 각 나라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국방과 산업, 또 상업적인 측면에서 우주 개발은 부수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인데요. 먼저 국방 측면에서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한 번 살펴볼까요. 전쟁 초 만해도 러시아의 군사력이 우크라이나보다 월등히 강해서 우크라이나가 곧바로 러시아한테 패배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상은 러시아가 매우 고전을 하고 있죠. 이 배경에도 바로 우주 기술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위성항법장치(GPS) 유도미사일을 발사해 러시아의 군함을 침몰시킨 바 있습니다. 인공위성 기술을 바탕으로 한 GPS 유도탄은 비유도탄, 즉 일반 미사일보다 수백 배 더 정확하다고 합니다. 또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스타링크’도 전황을 우크라이나한테 유리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죠. 우리나라에서 미국 여행을 갈 때를 생각해보면,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을 타고 가면 시간이 훨씬 감소하겠죠. 학계는 이 ‘대륙 간 이동 로켓’을 타면 비행 시간이 1시간이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관광과 나아가 운송 등 분야의 무궁 무진한 기회가 이 우주 기술 속에 숨어 있는 것입니다. 또 우주에 있는 자원 채취를 통해 심각한 지구적 문제, 즉 자원 고갈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볼 수 있기도 하죠. 이런 식으로 많은 잠재력이 숨어 있는 곳이 바로 우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앵커]

네. 각 나라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개발에 몰두하고, 우주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한 건 어쩌면 당연한 거네요. 앞으로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조양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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