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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發 대격변…혼돈의 에너지·원자재 시장

기사 입력 : 2022.04.12 15:3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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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앞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관련 리포트 전해드렸는데요. 유가가 안정세를 찾지 못하면 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서울경제 조양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양준 기자 안녕하세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일 타격을 받는 것이 에너지 시장인 것 같은데요, 일단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죠?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국제유가는 현재 격변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배럴당 70달러 중반대였던 올해 연초와 비교해 크게 오른 상태입니다.

 

일단 유가 상승요인은 단연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입니다.

미국은 전쟁을 일으킨 데 따른 대가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가 미국으로 수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금수조치를 지난달 내린 바 있죠.

 

이에 따라 에너지 시장은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번지며 한 때 유가가 배럴 당 12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유가가 폭등하자 각국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점차 완화하면서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았는데,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뜨거운 물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미국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 총 18000만배럴을 방출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것도 바로 급등하는 유가를 잡기 위한 긴급 조치에 해당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또 자국 대형 석유 기업들에 원유 생산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고,

 

원유를 퍼 올리는 시추 설비를 놀리는 기업한테는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런 움직임과는 달리 OPECOPEC+ 등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 확대, 즉 증산에 소극적입니다. 지난달 OPEC+는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하루에 43만배럴씩 늘리기로 합의했는데요. 원래 증산량이 40만배럴임을 고려하면 생산량을 찔끔늘린 셈입니다. 이는 유가 상승을 자극하는 또 다른 요인입니다.

반면 유가 하락을 불러올 요소도 있습니다. 바로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는 점인데요.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의 주요 경제 도시들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조치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광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러시아는 또 광물이 많이 나는 나라이기도 하죠. 니켈 1(t)당 가격은 지난달 평균 3800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1년 전보다 130% 올랐고, 2월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50% 이상 급등했습니다. 니켈 가격은 작년 3월부터 오르기 시작했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 세계 니켈 생산량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10% 남짓입니다.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순도 99.8%1등급 니켈은 현재 노릴스크라는 러시아 광산업체가 점유율 20%로 세계 1위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측하실 수 있듯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배터리 업계는 니켈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요, 니켈 광산업계와 서둘러 장기 계약을 따내려 분주한 상태입니다. 미국 정부도 최근 국방물자조달법(DPA)’라는 법을 발효시키겠다고 밝혔는데요.

니켈을 포함해 리튬·흑연·코발트 등 배터리 필수 광물을 생산하는 자국 기업한테 총 한화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해당 조치의 내용입니다. 그만큼 국가든, 산업이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광물 확보에 혈안이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이런 에너지, 원자재 가격 인상은 결국 물가 상승으로 연결이 되잖아요. 최근에 우리나라도 4%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에너지 문제는 단순히 산업적인 영향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2011124.2%를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점을 확연히 발견할 수 있는데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급등했고요, 경유는 38% 가까이, 휘발유는 27% 이상 값이 올랐습니다.

석유류의 3월 물가 기여도는 1.32%포인트를 나타냈는데, 이는 전달인 올해 2월보다 거의 2배 가량 올랐습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국내 에너지 가격이 올라 물가 전반에 연쇄 반응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가가 이처럼 치솟자 정부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다음 달부터 오는 7월까지 3개월 동안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유류세 인하율이 30%로 늘었다는 얘기는, 예컨대 연비가 L10km인 차가 하루 40km를 주행하면 유류세를 20% 깎아줄 때보다 1만원 정도 기름값이 절감된다는 뜻입니다.

이와 함께 경유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업용 화물차, 버스, 연안 화물선 등에 대해 유가 연동 보조금을 5월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지급됩니다. 다만 이런 대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근본적인 원인인 만큼 유가가 내리기 전에는 물가 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이쯤에서 한창 떠들썩했던 탄소중립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요. 유가를 잡으려 화석연료인 원유 생산을 늘리면 탄소 감축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지적하신대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탄소 감축과 다소 거리가 있는 측면이 있죠. 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산업은 물론 각국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원유 증산은 불가피한 상황이겠습니다만, 이것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다시금 높인다는 우려가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여전히 매우 높다는 통계도 나옵니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이뤄진 석탄 발전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중국과 인도 등 원래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나라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에 앞장섰던 유럽과 미국에서도 석탄 발전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확연히 돌아섰습니다.

미국과 독일의 지난해 석탄 발전은 전년 대비 각각 16%, 23% 늘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한 번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지난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40여 참가국들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합의문을 내놓았죠.

그런데 실상은 이와 정반대였던 셈입니다.

 

석탄의 온실가스 배출이 석유, 천연가스 등 다른 화석연료보다도 높은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탄소중립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렇게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전해드린 것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는 증산 압박을 받고 있고요.

유럽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올해 안에 러시아산 가스 도입 물량을 종전의 3분의 2로 대폭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대체 연료가 필요한데, 현재 재생에너지의 발전 역량을 고려하면 결국 가스의 빈자리를 석탄이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수입니다.

에너지 시장 격변기는 세계 탈탄소 흐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에너지 가격 급등이 탄소중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네요. 전 세계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진 듯한데,

앞으로 에너지, 또 자원 가격 변동 추이를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조양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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