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맥아, 100% 국산 수제맥주의 길을 열다
[리포트]
맥주의 원재료인 맥아를 생산하는 시설입니다.
수확한 보리를 선별작업 한 뒤 수분을 공급하는 침지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싹을 틔우는 발아 단계를 지나 최종 단계인 건조 과정에 이릅니다.
총 1주일 간, 보리가 맥아로 재탄생하는 이 모든 과정은 국내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던 맥아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맥아의 국산화에 앞장선 것은 다름 아닌 군산시.
2012년 이후 정부의 보리 수매 중단으로 군산의 농가는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보리의 대량 소비를 고민하던 군산시는 국내 150여개의 수제 맥주 업체가 모두 수입 원료로만 맥주를 만들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2017년부터 관련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우선 보리의 품질관리에 나섰습니다.
맥주보리 전용 재배단지 32ha를 조성해 엄선한 맥주보리 품종을 파종하고 비료량, 수확시기, 건조 조건을 표준화했습니다.
2020년엔 맥아 제조시설 구축하고 제조기술 확보와 제조공정 개발을 완료해 본격적인 맥아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인터뷰 – 이선우 / 군산시 먹거리정책과 주무관]
술은 농업입니다. 특히 맥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동안 국내 술 산업이 우리 농업과 거의 연계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군산에서 수제맥주 산업의 성장에 주목하고, 양조산업은 최대 곡물 소비 시장이거든요. (군산맥아는) 지역 농업, 국내 농업과 연계된 수제맥주 산업을 선도한다는 의미가 있고요.
이모작 작물로 농업인들에게 중요한 소득원인 보리.
군산맥아는 판로가 막혔던 농가를 살리는 신호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길로 / 농업인]
맥주 보리가 좋은 것이 재배기간이 다른 보리들보다 짧아요. 수확시기가 빠르거든요. 그러다보니 벼농사하고 잘 맞아 떨어지고 국산 맥아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가격도 상승할 것 같고.
우수한 품질의 군산맥아는 국내 수제 맥주 양조장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지난해 15개 양조장에 시제품을 공급해 제품 출시를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밖에 국산 위스키 증류소 업체들에 본격적으로 공급을 개시하면서 군산맥아로 만든 위스키 제품을 맛보게 될 예정입니다.
[스탠드업 – 양가희 / 기자]
군산 농가에서 생산된 보리는 수제맥주의 원료로 활용돼 지역 농업 발전과 국내 맥주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군산시는 한발 더 나아가 연간 130톤 생산 규모의 양조장과 200석 규모의 체험판매장을 조성했습니다.
로컬 맥주를 청년 창업과 연계해 육성하고자 1년 가까이 지역 청년들에게 양조 기술 전문 교육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4개의 수제맥주 업체가 창업했으며 이들은 공동양조장에서 18개의 제품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군산 맥아로 만든 맥주는 거품이 풍부하고 몰트 향이 진해 입안 가득 정통 맥주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맥아 이외의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깊은 맛을 이끌어 내는 100% 완전 곡물 맥주로, 판매 초부터 소비자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정원 / 메이쿤브루잉 대표]
수입 맥아는 해운 운송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되죠. 그러다보면 아무리 좋은 원료라고 하더라도 긴 운송과정 동안 품질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군산맥아는 지역 농산물이고 바로 생산하고 바로 가공이 돼서 신선하게 저희 맥주까지 완성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큰 장점은 신선도라고 볼 수 있죠.
국내 최초로 맥주 보리 재배부터 맥아 가공, 맥주 양조 까지 일괄적인 생산체계를 갖춘 군산시는 100% K-맥주의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간 150톤에 이르는 맥아 생산량을 2025년까지 2천 톤 이상 늘려 지역 농가를 살리고 국내 맥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채널i 산업뉴스 양가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수빈)
